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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문화 리뷰/소설

[소설]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

by 희품 201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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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국내도서
저자 : 하퍼 리(Nelle Harper Lee) / 김욱동역
출판 : 열린책들 20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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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퍼 리의 유일한 작품이자 퓰리처상을 받은 작품.


  한낮······ 내 마음속에서 점차 밤이 사라져갔다.
   ···
  한 여름이었다. 두 아이가 멀리서 다가오는 한 남자를 향해 길 아래로 뛰어내려 간다. 그 남자는 손을 흔들고 아이들은 경주하듯 그에게로 달려간다.
  아직도 여름이었다. 아이들이 점점 다가온다. 한 소년이 낚싯대를 끌며 보다를 터벅터벅 내려간다. 한 남자가 손을 허리춤에 올려놓은 채 기다리고 서 있다. 여름, 앞마당에선 아이들이 저희들끼리 꾸며낸 서툰 연극놀이를 하고 있다.
  가을이었다. 아이들이 두보스 할머니집 앞 보도에서 싸우고 있다. 그 소년은 여동생을 일으켜세워 집으로 데려간다. 가을, 그 아이들은 그날의 슬픔과 기쁨을 얼굴에 가득 담고 길모퉁이를 총총거리며 뛰어 돌아다닌다. 그들은 무엇을 깨들은 듯 그리고 기쁨과 호기심, 궁금함으로 떡갈나무 아래에 멈춘다.
  겨울, 그 아이들은 집이 불타고 있는 영상속에서 떨고 있다. 여전히 겨울이었다. 한 남자가 안경을 떨어뜨리고 길가로 걸어온 개를 쏘았다.
  여름, 그는 아이들의 슬픔을 본다. 또다시 가을, 아이들이 부를 필요로 한다.

-앵무새 죽이기 중에서···

메이컴의 이야기

  진 루이스 핀치(스카웃)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스카웃과 그의 오빠 제레미 핀치(젬)의 성장을 보여준다. 집에서 나오지 않고 지내는 부 래들리에게 호기심을 갖고, 래들리 집 연극놀이를 하거나, 훔쳐보기도 한다. 아버지 에티커스가 흑인을 변호한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기도 한다. 마치 상류층의 부자들이 거지를 거지로 보는 것처럼. 끈질기게 욕하는 한 이웃의 할머니에게 소심한 복수도 해보지만, 오히려 에티커스는 그 할머니에게 잘 대해주라고 이르기도 한다.

우리의 이야기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것은 현실에서도 다르지 않다. 지금도 어디에선 크고 작은 편견으로 죄 없는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을 수 있다.


토마스 제퍼슨은 모든 인류는 평등하다고 했습니다.
··· 우리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창조되지 않았음을 압니다.

··· 어떤이는 보다 더 영리하고, 또 어떤 사람은 태어난 환경 덕분에 더 많은 기회를 갖습니다. 어떤이는 돈을 더 많이 벌기도 하고, 어떤 여성은 더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표준 이상의 능력을 선물받고 태어난 사람도 있습니다.

- 앵무새 죽이기 중에서···



  본문 중, 변호사 에티커스가 법정에서 한 말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적어도 법정에서만큼은 모든 사람을 공평히 대하자,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죄를 뒤집어씌우지 말자는 얘기를 한다. 안 그래로 불만이 많은데, 없던 죄까지 뒤집어씌우진 말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달라야 한다면, 다르다고 욕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몇십 년 전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아직도 실천되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까울 뿐이다.

이해,

  에티커스 핀치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기르라고 가르치고 있다. 사람들은 각각 다른 가치관, 이해관계, 살아온 삶이 다르기에, 옳고 그름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 것들을 이해하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성장

  젬과 스카웃은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성장해 간다. 학교 선생님과의 사소한 갈등이나, 다른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과의 갈등, 흑인을 변호한다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것,  두보스 할머니 사건,  완벽한 변호로 무죄가 증명되었음에도 유죄처리가 되는 흑인 변호 판결의 결과 등으로 소설 속 주인공들은 성장해 간다.
  특히 스카웃은, '숙녀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배우게 된다.

앵무새 죽이기

  모든 진실을 밝히는 것은 무분별한 개발과도 갈다. '앵무새 죽이기'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사건을 전부 밝히는 것은, 스카웃의 말처럼 그건 앵무새를 쏘아 죽이는 것과 같다. 세상은 객관적인 진실만이 답이 아니고, 법이 전부가 아니다.

  ···앵무새는 노래를 불러 우리를 즐겁게 해줄뿐, 곡식을 축내거나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만들지는 않아. 그저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불러주지···

- 앵무새 죽이기 중에서

   메이컴의 앵무새는, 마을보다도 오래된 친구이자 이웃이다. 적어도 일반적인 관점에서, 그런 친구를 죽이는 것은, 큰 죄이다. 크게 보면 이웃을 의미하는 앵무새.
  이야기에서, 구체적인 앵무새는 2마리가 나온다. 한 마리는 봅 이웰이 발견하여 쏴 죽였고, 한 마리는 헥 테이트 보안관과 스카웃이 발견한다.

  주위에 다친 앵무새가 있다면, 치료해주지는 못할망정, 쏴 죽이지는 말자. (그냥 지나치라는 얘기는 아니다.)


  너무 오래전에 출판된 책이라, 최근에 출판된 책이나, 기회가 된다면,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 지금은 있어도 못 읽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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