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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문화 리뷰/소설

「사랑하기 때문에」

by 희품 2010.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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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 10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밝은세상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욤 귀소의 소설 중, 처음 접한 소설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Seras-tu la?)'와 마찬가지로, 제목만 보고 예상할 수 있는 전개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뒤표지의 글을 읽어보았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의사에서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마크, 거듭되는 일탈 행위로 스캔들을 몰고 다니는 억만장자 상속녀 앨리슨, 복수를 꿈꾸며 뉴욕의 밤거리를 헤매는 소녀 에비, 지난 시절의 끔찍한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커너, 지난날 그들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함께 대단히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단숨에 우리의 시선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마술 같은 구성, 이야기 흐름을 삽시간에 뒤바꾸는 반전의 미학 속에서 우리는 용서와 화해, 사랑을 항해 열려 있는 기욤 뮈소의 따스한 가슴을 만나게 된다.

  반전? 읽으면서 맞춰봐야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두면서, 반전 맞추기 하며 읽었다. 몇 가지 사소한 반전은 맞추기는 했는데, 마지막의 대담한 반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에필로그마저도 약하지만, 반전 아닌 반전이 들어 있다.
  FBI형사인 프랭크 마셜, 모든 걸 알고 있다던 기자, 비행기 안에서의 전화가 반전을 더 깊이 있게 만든 것 같다.

  기욤 뮈소의 소설의 또 다른 즐거움은 역시, 인용문을 읽는 재미이다. 마치 그냥 읽고 넘어가기엔 아깝고, 왠지 적어놔야 될 것 같은 적절한 인용문들. 챕터마다 있는 인용문만 봐도, 얻는 게 많은 만큼, 요약본, 내지는 또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느낌도 든다.

  때로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대단치 않은 변화에 의해 좌우된다. 한 번의 만남, 한 번의 결정, 한 번의 기회, 한 가닥의 가느다란 선······.

  끝없는 바닥을 계속 추락하면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앨리슨, 자신의 딸 라일라를 잃고 방황하는 마크, 어린 시절의 기억에 시달리는 커너, 엄마를 못했다는 생각에 힘들어하는 에비. 어린 시절 커너의 선택이 달랐더라면, 에비가 처음으로 소매치기하고자 마음먹었던 대상이 커너가 아니었더라면, 앨리슨이 다른 행동을 했더라면, 이들의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운명이란 참 신기하다.

  최고의 복수는 잘 사는 것이다. - 탈무드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게 타인일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일 수도 있다. 그럴 때, 용서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힘들다면,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마크, 커너, 앨리슨, 에비가 그랬듯이.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 사랑할 때는 결코 밤이 찾아오지 않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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