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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문화 리뷰/영화

[영화]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Ralph Breaks the Internet, 2018), 필 존스턴 감독, 이야기보다 이야기 속 이야기에 주목한 이야기

by 희품 2019.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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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WI-FI를 통한 인터넷 세계로

주먹왕 랄프, 아이러니하게도 재미와 교훈을 준다는 주먹왕 랄프 전편을 아직 못 봤지만, 그 전편의 흥행에 기대하여 주먹왕 랄프2를 봤어요. 그 옛날 추억의 8bit 게임 속 0과 1로 이루어진 캐릭터들의 이야기. 게임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역시 전편을 안 보니 어색한 부분이 좀 있는 것 같네요. 익숙한 게임 캐릭터들과 새롭게 3D로 나오는 귀여운 캐릭터들은 보는 재미를 높게 해주는 것 같아요. 

 

실제 게임과 섞어놓은 가상의 게임, 실제 같은 게임 속 친근감

스트리트 파이터나 소닉, 큐버트, 팩맨 같은 게임은 실존하는 게임의 캐릭터로 아는 사람에게는 친근하게 다가와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것 같아요. 실제보다 더 퀄리티가 높고, 귀엽게 묘사된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꽤 큰 것 같더라고요.

전작은 아직 보지 않았지만, 전작부터 해서 메인이 되는 게임은 동키콩과 비슷한 다고쳐 펠릭스(Fix-It Felix Jr.), 하우스오브데드와 유사한 히어로즈 듀티(hero's duty) 게임, 마리오카트와 비슷한 슈가 러쉬(sugar rush) 게임이에요.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가상 웹 세계의 묘사

0과 1로 이루어진 게임 속 주인공들. 그 주인공들은 오락실 주인이 새로 들여온 Wi-Fi를 통해 인터넷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인터넷 세계의 인물 묘사를 정말 귀여우면서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해 놓은 부분이 가장 큰 감상 포인트였어요.

 

사실 스토리까지 정말 감동적이고 짜임새 있게 가려면, 2시간 러닝타임으로는 턱도 없을 것 같고, 이야기를 풀어간다기보다, 이야기 속에 숨은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와닿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스냅샷 좌우로 보이는 일반 유저의 비유. 웹서핑을 하는 실제 유저들의 캐릭터를 표현하였는데, 팝업창을 눌러 운송되는 과정이나, 웹 광고, 스팸, 바이러스, 악성코드 등 0과1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그 밖의 세계로 오는 실제적인 영향력을 표현한 것 같았어요. 표현력 자체에서는 정말 큰 점수를 주고 싶더라고요.

 

슈가 러쉬(sugar rush) 바넬로피,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다.

주먹왕 랄프2의 주인공 랄프와 바넬로피, 바넬로피는 슈가 러쉬 레이싱 게임의 똑같은 트랙과 똑같은 레이스, 똑같은 일상에 질려하고 있다가 랄프가 바넬로피의 지루함을 덜어주고자 트랙을 임의로 변형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하죠. 실제 사람이 조종하는 바넬로피는 지루함에 못 이겨 사용자의 조종을 거부하고 멋대로 트랙을 이탈하여 재미를 즐기다가 게임기 핸들이 고장 나면서, 바넬로피는 본인의 게임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돈이 없어 슈가 러쉬 게임을 수리하지 않으려는 오락실 사장을 대신에 해, 랄프와 바넬로피는 WI-FI를 통해 인터넷 세계로 나가, 거금을 들여 낙찰한 슈가 러쉬 핸들 값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버는 이야기가 사실상 스토리의 전부입니다.

여기서부터 바넬로피는 랄프에게, 영화 제작진은 시청자에게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하죠.

절친이라는 우정과 사랑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교훈 키워드는 우정과 꿈인 것 같아요. 물론, 정상적인 전개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말도 안 되는 스토리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0과 1로 이루어진 8bit 캐릭터임을 고려하면, 감독의 공주용 BGM과 조명, 뜬금없이 변하는 마음가짐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어요. 설정을 지나치게 잘 잡은 거죠. 막 나가도, 그러려니 할 수 있으니까.

랄프는 바넬로피를 좋아하고, 같이 있고 싶어 하는 반면, 바넬로피는 랄프에게 의지하지만, 본인의 꿈을 위해 모험을 하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어요. 본인의 게임이었던 슈가 러쉬를 살리려는 노력은커녕, 거칠고 위험한 레이싱 게임, 슬로터 레이스의 게임에 푹 빠진 바넬로피는 여기에 정착하려고 하면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이 극대화되죠.

어디까지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교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변치 않는 우정, 꿈을 포기할 필요 없다는 것, 취약한 마음의 위험성과 회복 방법, 바넬로피의 게임 중독,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함의 위험성과 도전할 수 있는 용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불가능한 일을 성공으로 만드는 랄프와 랄프를 도와주는 소중한 주변 사람, 주변의 좋은 사람의 소중함 등

흐흐, 너무 억지스럽나요?

 

역대 최고급 카메오

바넬로피는 설정상, 슈가 러쉬의 공주 레이서입니다. 디즈니의 공주 설정으로 위기 상황의 조력자, 덩치 큰 랄프는 생각해볼 수 있지만, 역대 최고급 공주들이 모두 출연하는 건 과연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상상할 수 있었을지 놀랍고, 반갑기도 하고, 지루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바넬로피와 친구가 된 공주들은 깨알같이 각자 장기자랑도 하면서요. 공주 캐릭터들을 이렇게 피규어처럼 만들어놓으니, 보는 재미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내용을 파괴하고 반가움으로 다 승부해버리겠다, 하는 부분일지도 몰라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꿈을 꾸는 상대방을 포용하는 것이 진짜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 아닐까?

누가 봐도 악당처럼 보이는 쌩크, 하지만 정이 있고, 쿨한 매력 만점의 캐릭터죠. 이 캐릭터도 현실성이 없거나, 너무나 설정한 대로 정직한 쿨한 캐릭터로 한몫한 것 같습니다. 

랄프와 바넬로피는 설정상 절친이라고 나오는데, 연인에 가까운 사이가 더 맞는 것 같아요. 바넬로피의 신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때의 고민이 무척이나 공감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루한 일상,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곳,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나의 집이지만, 떠나고 싶은 마음, 떠나는 것까지는 좋은데, 나의 소중한 사람이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길 때, 또 내 꿈을 따라가면 그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비중이 아무래도 적어질 때의 그 고민은 사실 인생을 살면서 누구한테나 오는 상황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경험이 위기가 되기도, 기회로 돌아오기도, 독약이 되기도, 경험과 자산이 되기도 하죠. 마음을 정하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썡크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꽂히는 것 같았어요. 꿈을 쫓는다고, 우정을 버릴 필요는 없다는 말. 나중에 주먹왕 랄프2가 많이 공개되면, 정확한 대사도 클립을 해봐야 하겠는데요, 은근히 가슴에 품을 내용이 중간중간에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방심할 수 없다

무척 공감되던 바넬로피의 고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나름 해피엔딩에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건 인생에서 욕심이지만, 타협점을 두면, 두 마리 건, 세 마리 건, 원하는 만큼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게 지금 세상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가 끝나고, 짧은 이벤트 영상이 또 있는 것 같더라고요. 코코의 율라프 여행을 떠올리고, 조금 기대했는데, 이건 무슨 또 보는 재미와 함께 뒤통수도 같이 맞은 느낌의 마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주먹왕 랄프2의 전작에 비해 아쉬움 덕에 저는 더 득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왜냐하면, 주먹왕 랄프2를 보고 전작을 보면, 전작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요.?

정보의 바다 인터넷, 정말 필요한 정보, 필요 없는 정보, 많은 정보를 재미있게, 반갑게, 또 당황스럽게 담아낸 인터넷 세계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Ralph Breaks the Interne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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