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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문화 리뷰/만화

[네이버 웹툰]문유 - 조석, 장르 창조 판타지 시크 개그와 여운이 있는 이야기

by 희품 202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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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멸망했다. 나는 혼자 달에 있다.

연재 사이트 : 네이버 웹툰
연재 날짜 : 2016.06.15 ~ 2017.09.27(68화 完)
장르 : 스토리, 판타지, (시크 유머)
글/그림 : 조석

추천여부 : 추천합니다!

스포주의!

문유의 고독한 이야기(줄거리)

지구의 과학기술은 운석 충돌을 예상했고, 달에서 대비도 했다. 그러나 일부 오차로 일부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여, 지구는 멸망했다.지구가 멸망했다. 혼자 달에 낙오된 문유의 이야기.

인 줄 알았지만, 사실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다. 운석의 충돌로 과학기술이 대부분 침수되어 시대적으로 60년 정도의 문명이 퇴화하게 된다. 따라서 다시 달에가기 어렵게 되었고, 달에 남은 영상송출장치와 일부 음성 기술로 지구의 사람들은 문유를 24시간 TV 프로그램으로 보게되고, 문유는 지구가 멸망한 것으로 인식하고 달에서 혼자 살아남게 된다.

 

평범함으로 평범함을 거부하는 장르의 시작

위에까지의 줄거리 이후에는 영화 트루먼 쇼와 유사한 설정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문유는 기존에 있던 문학을 따라가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창출하게 된다. SF에서 막강하게 느껴지는 NASA가 가벼운 부서로 보여지는 인물들의 설정은, 생각해보면 소름이 돋을 요소 중 하나이다. 힘이 있는 사람을 이렇게 가볍운 사람들로 구성하여 표현하는 작품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러나 또 생각해보면, 문유에 표현된 사람들의 모습은, 지극히 '사람'의 반응과 모습의 일부가 아닌가? 꼭 대단한 사람이 대단한 성격이고, 무거운 사람일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과한 액션과 과한 성격 설정으로 직위와 캐릭터의 무게감을 중화시키는 연출은 조석 작가의 강한 연출력 중 하나인 것 같다.

고독한 문유의 모습, 약함이 부각되는 강한 사람

작품 속 문유는 지구가 멸망하고 혼자 남았다는 것을 인식하였지만, 꾸역꾸역 살아간다. 달에서의 무의미한 자살시도를 수없이하며, 그 마저도 어설프고, 두려움에 포기하게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문유의 모습은 약한 사람의 모습일까? 강하고 약하고를 판단하기는 애매하지만, 비교적으로 봤을 때, 문유는 결국 마지막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소 모습이 어리버리하고, 답답한 부분도 있고, 어설픈 문유의 모습이 시크한 개그로 이어진다. 어쩌면, 문유는 모르지만, 문유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응원이 문유를 강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지구에서 화면으로 보는 문유의 모습은, 전쟁을 원하지 않고, 항상 운동하며 관리하고, 절제하고, 간절히 기도할 줄 아는, 혼자임에도 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우연히(?) 비추어 주기 때문이다.

초대형 맥거핀

이야기는 달 연구소의 비밀이 밝혀질수록 진지한 내용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맥거핀(중요한 것 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장치)이 등장한다. 달의 생존자와 달의 기지에는 숨은 비밀들이 존재하는데, 그 존재들이 사실 큰 의미가 없이 이야기가 흘러가게 된다. (실제 상황으로 봤을 때는 어마어마한 영향이 있지만, 문유라는 작품의 장르에서는 특정 한 명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질 수 있지만, 불특정 다수의 사라짐은 무시되어 버리는 독특한 장치가 된다.)

 

달 비밀기지의 비밀이 독자들에게 밝혀진 이후에 당연히 이 떡밥이 어떻게 연결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게되는데,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하게도 완결까지의 이야기로만 정리했을 때, 어마어마한 함정이었다.

 

이야기가 끝난 이후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나올 수 있는 복선이 만들어졌다고도 볼 수 있는데, 작가가 '이 작품을 이어서 그려볼까?' 했을 때 그릴 이야기가 있게 결말을 내버리는, 사실 깊이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장치이다.

말하는 캥콩 - (사실은 성우가 더빙하는 캥콩)

 

개그물에 나타나는 감동, 그리고 여운

 

지구로 보내지는 캥콩과 문유의 선택, 그리고 캥콩의 성우의 가족 이야기 연출. 흑백과 컬러를 사용한 연출. 대화가 한 마디도 없는 연출. 웃다가 울다가 감동했다가 교훈을 받았다가 다시 웃기를 반복하는 종잡을 수 없는 장르의 작품이 문유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보면 알게되는 문유의 그림자는 정말 개그장르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여운을 남겨준다.

 

어쩌면, 조석 유니버스의 시작

언젠가 조의영역 시즌2가 연재되고 마무리되면서, 또 행성인간이 연재되면서 조석 유니버스가 형성되고 있다. 조석 유니버스는 조석 작가의 세계관을 비유하여 표현하는 말인데, 문유 작품은 조석 작가가 우주만화를 그려보고 싶다고해서 도전한 외딴 만화 갔지만, 결국 문유의 캥거루가 행성인간의 시초가 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리고 행성인간 이후의 시대에 조의영역의 시대가 된다. 이렇게 이어지는 조석 유니버스의 시작으로 엮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연결이 가능한, 가능성을 열어둔 작품들이야 말로 뛰어난 작품이 될 수 있는 조건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역시, 장단점이 있어도 실력있는 작가는 다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진지하게 웃고 싶은 분이 있다면, 문유를 꼭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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