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과 문화 리뷰/만화

[네이버 웹툰]안나라수마나라 - 하일권, 마술을 믿으시나요?

by 희품 2020. 9. 5.
반응형

철없는 마술사를 만난 한 소녀의 성장 드라마. 당신, 마술을 믿으시나요?

연재 사이트 : 네이버 웹툰
연재 날짜 : 2010.6.28 ~ 2011.1.7(29화 完)

장르 : 스토리, 드라마
글/그림 : 하일권
추천 여부 : 강력 추천 
기타 : 대학로 연극 공연

믿보작가 하일권, 평생가는 작품

하일권, 그는 누구인가? 네이버 웹툰 고인물 작가로 그의 단점이라고는 장편물이 없다는 것뿐인 것 같다.(스퍼맨이 장편이라면 장편일까?) 안나라수마나라는 2010년에 연재된 안나라수마나라 역시 명작으로 남은 작품 중 하나로, 파괴적인 장르로 감동과 교훈, 유머 등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완결이 난지 시간이 지난 작품을 리뷰할 때 장점이 있다면, 오랜 시간이 흐르고 봤을 때, 오랜 시간이 흐르고 평가할 때도 변하지 않는, 촌스럽거나 단조롭지 않는, 시대 불문의 작품을 판별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리뷰 시점으로 10년이 지나가고 있는 안나라수마나라를 봤을 때, 평가되고 있는 것을 보면, 웹툰 이상의 작품임에는 분명하다.(대학로 연극으로 나왔다더라.)

 

스 포 주 의 !

당신, 마술을 믿으시나요?

어려운 살림살이 가운데 이전에 가졌던 마술사에 대한 꿈을 잃어버린 윤아이가, 마술사와 만나게 되면서 예전의 꿈을 조금씩 깨달아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판타지인 듯 판타지 같은 판타지 아닌 드라마. '마법'이 아니라 '마술'을 믿느냐는 주제가 초점을 이루고 있다.

본래 '마술'이라고 하면, 공연 예술로, '트릭'이 있는 기묘한 현상을 의미한다. '논리'적으로 따져봤을 때, '마술'을 믿냐는 의미는 잘못된 질문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술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속임수는 있지만, 공연적인 신기한 현상이 '마술'이니까. 오히려 마술을 마법처럼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마술을 믿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일권 작가는 말하고 있지 않지만, 이런 의미를 찾아 꺼내서 해석할 수도 있다. 작품의 큰 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마술'을 트릭이 아닌 현상 그대로 볼 때, 그 믿음과 순수함이기 때문이다.

줄거리

'안나라수마나라'라는 주문을 외우면서 마술을 하는 사람이 있고, 사람들은 어떤 마술사의 소문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버려진 유원지에는 위험한 마술사가 살고 있는데, 그 마술사랑 엮이면 실종이 되는 소문 등이 있어, 위험한 진짜 마술을 부리는 것 아니냐라는 추측을 하면서 소문이 부풀려 나간다.

고등학생 주인공 윤아이.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빚쟁이에 쫓기면서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어린 동생과 사는 윤아이는 알바를 하면서도 밥을 굶기도 하는 처지에 살고 있다. 머리가 똑똑하고 공부를 정말 잘한다. 전교 2등으로, 엘리트 집안의 엘리트 공부를 하는 전교 1등도 항상 2등을 하는 과목이 있을 정도로 윤아이를 인정한다.

나일등과 윤아이

윤아이는 바람에 날리는 돈을 좇다가 버려진 유원지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소문의 위험한 마술사 'ㄹ'(리을)을 만나게 된다. 

윤아이와 ㄹ(리을)

윤아이와 나일등, 윤아이와 ㄹ(리을), 아이들과 ㄹ(리을), 윤아이와 아이들, 나일등과 ㄹ(리을), 사람들과 ㄹ(리을).

29화의 단편작에 이 모든 것을 담겨 있다. 항상 모든 떡밥을 회수하는 하일권 작가가 새삼 대단하다.(당연히 해야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스스로의 작품을 감당하지 못하는 작가들이 많았다.)

목이 긴 나일등, 웹툰의 주인공

주인공 윤아이는 결말이 되면서 조연이 된다.

?

그건 아니지만, 조연이었던 목이 긴 전교 1등, 나일등이 그만큼 비중이 커진다. 부잣집 아들, 전교 1등이었던 나일등은 윤아이에게 경쟁심을 품었다가 윤아이를 좋아하게 되고, 고백하지만, 윤아이는 어색한 표현에 나일등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을뿐더러, 가정형편 등의 영향으로 거절하게 된다. 윤아이의 성적을 낮추도록 돈으로 장난질(?)을 하기도 하지만, 윤아이의 뒤를 따라가다가 마술사 리을을 만난 뒤, 갑자기 자아성찰을 시작하게 되면서 주인공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소시지 같은 외모의 나일등의 외모 연출력은 마지막으로 가면서 손뼉 칠만한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고, 참신하면서, 작가가 독자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았다.

 

전지적인 시점에서 못생긴 것을, 작품 내에서 이질적으로 표현됐음에도 잘 생겼다고 하는 것. 그것이 전지적인 독자에게 연출이었음을 깨닫게 해 주면서, 한 두 컷의 변화로 '설명충'이 필요 없는 감정 연출을 해준 것 같았다.

마술, 그리고 현실, 판타지에서 드라마로

마술을 믿습니까? 흑백, 어두운 분위기. 신기한 마술. '남기한 엘리트 만들기'라는 대표작 중 하나를 그린 '미티' 작가와는 정반대의 연출을 하는 작품이 안나라수마나라인 것 같다. 그럴 듯 가능한 이야기에서 판타지적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판타지이지 않을까? 에서 현실 드라마로 개연성을 가져오는 전개.

 

사람이 실종되고 사라지는 마술. 마술사 ㄹ(리을)이 정상이 아니더라도, 왜인지는 몰라도, 페널티를 받은 만큼 어떤 마술은 진짜 '마법'같은 '마술'이 있지 않을까 했던 상상력이 순식간에 그 트릭들이 밝혀지면서 현실화돼버린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인 내 입장에서 '어, 안 되는데, 저건 진짜여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보게 되는 느낌이다.

나는 진짜 마술사야. 진짜 마술을 하는 마술사.라는 표현을 하면서 독자들에게 기대감을 키우고, 다시금 회수해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더 현실감 있게 만들고, 몰입이 되면서 안타까운, 아쉬운 감정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듯한 장치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사람들이 하일권 작가를 좋게 보는 이유가 위와 같은 밀당을 하면서도, 그 회수된 기대감을 져버리지 않는 장치들을, 마치 PPL 간접 광고처럼 스며들게 해 버린다는 것이다. 작품성은 물론, 독자의 몰입과 여운을 다 잡을 줄 아는 작가가 하일권 작가인 것 같다.


하일권 작가의 작품을 굳이 평가한다면, 대부분 웹툰계의 필독서라고 평가되지 않을까? 평가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작품을 평가한다고 했을 때 '마술'에 어울리는 패턴과 배경까지 어울렸던 작품이 안나라수마나라였던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