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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문화 리뷰/만화

컨트롤제트 기억을 지우는 노트북을 둘러싼 두뇌 싸움(네이버 웹툰 미티 작가)

by 희품 2022.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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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나요?

연재 사이트 : 네이버 웹툰
연재 날짜 : 2015.11.14 ~ 2017.4.29(76화 完)
장르 : 스릴러, 미스터리
글/그림 : 미티
추천 여부 : ★★★★☆(개연성 파괴와 우연, 반전이 가미된 아침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신다면 추천)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우고 싶은 기억

소재 자체의 참신함으로 많이 알려진 미티 작가의 컨트롤제트 웹툰은 미티 작가의 스릴러 웹툰이다. 미티 작가의 웹툰 주인공 중 처음으로 범죄를 저지르며 등장한다.

 

주인공 서기혁은 메모리얼이라는 그룹의 CEO이자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 최연소 억만장자, 대한민국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에 뽑히는 기업가로 알려져 있다. 실상은 사람을 죽인 범죄자.

기업가로 알려진 서기혁을 인터뷰하러 온 학생들에게 서기혁과 범죄자라는 소문을 언급하지만, 학생들은 거짓으로 치부한다. 서기혁은 사실이라면서 겁을 주고, 폭력을 행사한 다음, 노트북으로 기억을 지워서 없던 일로 만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서기혁은 명문대 과탑을 놓친 적이 없는 수재였지만, 인터넷 기사로 부녀자 15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자 서민철의 아들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기피대상이 되었고, 하고 있던 과외도 그만두게 되었다. 자신을 도촬 하려는 여학생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경찰서로 가게 되었고, 연쇄 살인자 서민철의 담당 형사를 만나게 되어 그의 유품이나 가져가라며 정체 모를 빨간 노트북을 건네받는다.

그 노트북은 서기혁이 간절히 원하던,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기능이 들어있다.

기억을 지우는 노트북

기억을 지우는 기능에 대한 시험을 위해 여학생과 몸싸움으로 신고당했던 기억을 지우고, 남아있는 현실 증거인 진술서를 빼내어 기억을 지우는 노트북의 기능을 확인한다.

 

그 후 서기혁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트북을 활용하는데, 우연히 노트북을 건네줬던 서민철의 담당 형사 배원호가 감시하던 마약사범을 검거하는데 도움을 주고, 편하게 대학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우연히 배원호의 딸인 배희지와 부딪혀 반하게 되어 교제하게 된다. 배희지가 하필 위험에 처할 때마다 노트북의 능력을 이용해 도와주며 관계가 좋아진다.

 

서기혁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배희지가 서기혁이 샤워하느라 자리를 비웠을 때, 하필 그때 낡은 노트북을 발견하고 지문인식을 통해 사용자로 등록하게 되고, 마침 샤워를 다 하고 나와서 그 모습을 발견한 서기혁은 제지하지만, 역시 늦는다.

사귄 지 100일 기념 선물로 서기혁은 노트북을 이용해 목걸이를 훔쳐서 배희지의 목에 걸어주었는데, 기억이 지워졌을 목걸이 판매 직원들이 서기혁을 생각해내고, CCTV를 통해 경찰에 신고하게 되어 서기혁은 경찰서로 가게 된다.

 

마침 배희지가 아빠인 배원호 반장을 부르고, 때마침 배원호가 배희지에게 손을 얹으며 서기혁의 기억이 배원호에게 들어온다. 서기혁은 돈 내는 것을 잊고 안 낸 것으로 처리되어 풀려나지만, 이제 배원호는 서기혁을 의심하고 감시하기에 이른다.

데스노트북

컨트롤제트의 주인공 서기혁은 컨트롤제트 프로그램(?)이 설치된 노트북을 이용하는데, 이 모습은 우월한 두뇌로 신세계의 신이 되려던 모 작품(xx노트)의 주인공과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초기 환경이 좀 더 좋았던 모 작품의 주인공 라이토와 범죄자의 아들로 낙인찍힌 서기혁, 처음 실험을 범죄자 차단에 사용하였지만, 서기혁은 본인의 시험 범죄에 이용했다는 점. 자라나는 환경의 영향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환경과 시작점만 보면, 서기혁은 그냥 악당이지만, 서기혁도 사람들의 기억을 조종하여 지배하면서 자신의 행동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합리화를 하게 된다. 배희지가 노트북의 두 번째 사용자로 등록되었을 때부터 고민하고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스펙과 능력, 두뇌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주변 사람의 인물들까지 활용하여 사용한다는 점도 유사하다. 표절 의혹 얘기도 있었는데,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표절 의혹까지 가기는 부족해 보이고, 캐릭터 오마주 정도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컨트롤제트의 한계

연쇄살인마 서민철은 자살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컨트롤제트 능력을 써가면서 살인에 대한 죄책감과 환각에 정신적으로 망가져 가는 서기혁은, 결국 아버지처럼 살인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게 된다.

갑작스럽게 주어진 큰 능력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는 법이다. 현실에 있을 수 없는 불가능한 능력이 주어진다면, 그 능력을 아무렇게나 써서는 안 되겠다. 그리고, 주변에 조언을 꼭 귀담아듣자.

Ctrl + Z

컨트롤제트(Ctrl + Z)는 컴퓨터에서 실행 취소 단축키의 대표이다. 이전의 작업을 취소하고 돌아가는 것. 컨트롤제트 노트북은 기억을 지우고 없던 일처럼,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노트북으로 보인다. 

컨트롤제트는 '되돌린다'는 소재(Ctrl + Z)와 현실의 '기억'을 접목하여 만들어낸 참신한 소재. 또 노트북에만 한정하지 않고 기술은 발전하며, 오히려 '기억'에는 한계를 주어서 적절히 밸런스를 조정(할 뻔)한 참신한 소재의 웹툰이다.

 

컨트롤제트의 이야기를 만든 건 누구일까?

의외로 기억을 지우는 능력을 얻고, 여자 친구의 죽음으로 흑화한 서기혁보다 배원호 반장이 만악의 근원으로 볼 수도 있다. 연쇄살인마 서민철을 잡기 위해 서기혁을 덫으로 이용하여 서기혁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누출시켰기 때문이다. (모 작품(xx노트)의 L은 그런 거 없었는데.) 배원호가 없었으면, 컨트롤제트는 서기혁에게 오지 않았을 것이고(다른 인물에게로, 또 다른 이야기가 되었겠지), 서기혁이 타락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떻게든 타락했어도, 본인의 딸 배희지가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 콩콩팥팥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기억은 망각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지워지는 게 일반적이다. 어쩌면 기억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또는 가장 힘든 시기에 잊히거나 지워져서 사람을 위로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지 모른다.

 

그러나 치매와 같은 질병은 비정상적인 기억 조작을 일으킨다. 그리고 주변에 피해를 주고, 아픔을 준다. 과거의 기억을 왜곡할 수는 있지만, 없던 기억을 만들어 임의로 세기는 경우는 드물다. 기억이 지워진다는 것은, 그걸 인지하게 되는 당사자에게도, 지워지는 당사자에게도 알게 모르게 아픈 일이다.

 

컨트롤제트의 능력을, 다시 해석하면, 치매를 주입하는 능력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의 기억을 마음대로 지우는 컨트롤제트를 계속해서 사용하겠다는 서기혁을 배희지의 실망에는 많은 내용이 담겨있는 것 같다.

웹툰 링크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666671 

 

컨트롤제트

당신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나요?기억을 되돌릴 수 있다면...

com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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