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갑자기 우리가 사용하던 Mac이나 iPhone의 저장 공간이 마법처럼 늘어나고, 파일 복사 속도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바로 Apple이 수십 년 만에 선보인 새로운 파일 시스템, APFS(Apple File System) 덕분이다.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HFS+의 뒤를 잇는 이 차세대 파일 시스템은 단순한 업데이트를 넘어, 우리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오늘은 바로 이 APFS가 무엇이며, 우리의 디지털 라이프를 어떻게 윤택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 비밀을 파헤쳐 보자.

APFS는 'Apple File System'의 약자로, Apple이 macOS, iOS, watchOS, tvOS 등 자사의 모든 플랫폼을 위해 개발한 현대적인 파일 시스템이다. 2017년 macOS High Sierra와 함께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기존의 HFS+(Mac OS Extended)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APFS의 가장 큰 특징은 플래시 저장 장치(SSD)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시절에 설계된 HFS+와 달리, APFS는 오늘날 대부분의 Apple 기기에 탑재된 SSD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속도 향상뿐만 아니라 데이터 안정성과 보안 강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APFS가 기존 파일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강력한 기능들은 무엇일까? 우리의 사용 경험을 극적으로 향상시킨 주요 기능들을 살펴보자.

- 스페이스 셔링 (Space Sharing) : 하나의 물리적 디스크 안에 여러 개의 가상 파티션(볼륨)을 만들 때, 각 파티션의 용량을 미리 고정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1TB 디스크에 두 개의 볼륨을 만들면, 두 볼륨은 1TB의 공간을 공유하며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용량을 사용한다. 한쪽 볼륨의 공간이 부족해져도 다른 쪽 공간이 남아있다면 전체 디스크 용량 내에서 자유롭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 쓰기 시 복사 (Copy-on-Write) : 파일을 수정하거나 복사할 때, 기존 데이터를 덮어쓰는 대신 변경된 부분만 새로운 공간에 기록하고 원본 데이터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 덕분에 데이터가 변경되는 도중에 시스템이 갑작스럽게 종료되더라도 원본 데이터가 손상될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하여 시스템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반 기술이 된다.
- 파일 복제의 혁신, 클론 (Clones) : APFS 환경에서는 파일이나 폴더를 복사할 때 실제 데이터 전체를 복사하지 않는다. 대신 원본 데이터를 가리키는 '클론'을 즉시 생성한다. 수십 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대용량 파일이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복사가 완료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복사된 파일은 수정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저장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아 디스크 공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스냅샷 (Snapshots) : 특정 시점의 파일 시스템 상태를 그대로 사진 찍듯이 저장하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이 스냅샷을 이용해 실수로 파일을 삭제하거나 잘못 수정했더라도 특정 과거 시점으로 시스템을 손쉽게 복원할 수 있다. macOS의 '타임머신' 백업이 이 스냅샷 기능을 활용하여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동작하게 되었다.
- 기본으로 탑재된 강력한 암호화 (Encryption) : APFS는 설계 단계부터 강력한 암호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다. 파일 하나하나에 대한 암호화부터 전체 디스크 암호화까지 다양한 수준의 보안 옵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며, 외부 위협으로부터 데이터를 지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APFS는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사용자 경험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SSD에 최적화된 빠른 속도, 효율적인 공간 관리, 데이터 안정성 강화, 그리고 강력한 보안까지, 현대 디지털 환경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모두 갖추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Apple 기기들이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배경에는 바로 이 APFS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파일 시스템의 변화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몸소 체험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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