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사이트 : 네이버 웹툰
연재 날짜 : 2018.08.06 ~ 2020.04.13(89화 完)
장르 : 스토리, 판타지, (액션)
글 : 나락 / 그림 : 바밤
참신한, 그리고, 위험한 소재
이 작품은 웬만한 작품에서 도전하지 못했던 스케일을 도전했던 작품으로 보인다. '신'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웹툰은 많다. 그러나 모든 신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꾸며가는 이야기는 흔하지 않다. 스케일이 너무나 커질 수 있고, 설정이 어렵고, 작품으로서 위험하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신을 죽이는 방법, 이하 신죽방의 결말이 아쉽게 끝나게 된 사유가 아닐까?
믿고,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강한 신이 된다라는 설정은 신죽방 외의 작품에서도 보았던 것 같다. 종교를 떠나서 봤을 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논리가 아닐까? 신죽방에서는 신을 죽이는 방법은 총 3가지가 있다. 신조차 넘어선 영웅을 불러오거나, 신의 육체를 꿰뚫은 적이 있는 무기를 사용하거나 영생의 양식이 되는 인간의 믿음을 격리시키는 것.
이러한 설정에서 어떻게 수많은 신들의 서열을 정리하고, 강약을 조절한 단말인가? 물론, 작가의 역량에 따라 세계관의 설정 등으로 가능하다. 신죽방의 초반부는 이러한 한계와 위험을 고스란히 뛰어넘은 연출력을 보여주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아쉬운 점이 생겼지만, 개인적으로 작가의 역량보다는 소재가 너무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 포 주 의!
신을 죽이는 방법(줄거리)
제목, 신을 죽이는 방법. 수많은 종교인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제목과 내용 전개도 스토리 진행에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작가분들의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아무리 방해 없이 작품이 진행되었다고 해도, '부담'은 갖고 그려나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인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속해있는 종교의 신이 절대자이고, 지배자이고, 창조자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야기의 시작은 헬기에서 떨어지면서 시작한다. 4주(?) 동안이나 떨어지면서 자연재해라고 불리는 태풍을 일으키는 가루다라는 신을 죽이기 위한 내용으로 시작하는데, 초반부의 밸런스 패치도 꽤 자세히 설정되어 있었다. 주인공 주하나가 속한 7팀의 허무주의 니체 아인 하르츠는 신의 이름을 알면, 인간의 믿음을 격리시킬 수 있어 신을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전투력이 없고, 40미터 내에서 이름을 적어야 신을 죽일 수 있다. 신과 대적할만한 전투력이 있지만, 신살자의 능력이 없어 보조만 해야 되는 사람도 있다.
주인공 주하나는 27세의 대학원생으로, 조교로 일하고 있는데, 고고학 교양 강의가 없어지게 된다. 담당교수에게 찾아가 본인이 쏟아부은 고생을 책임지라며(?) 절망할 때, 교수는 미리 국제기구에 자리를 추천해주었다고 한다. A.O.D.라는 국제기구 조직에 면접을 보는데, 과한 급여에 솔깃하는 솔직한 묘사가 몰입감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
생각할 시간도 없이 계약을 하고, 바로 일에 투입되는데, 알고 보니 신을 죽이는 일을 하는 것. 주하나가 할 일은 고고학 지식으로 신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이렇게 인간에게 재해를 주는 듯한 신을 죽이는 임무를 해나가게 되는 주인공 주하나를 여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인공 주하나의 갈등이 시작되는 헤르메스. 헤르메스가 갈 곳 없는 사람들의 대부로서 선한 신의 대표로 나오는데, 죽어서는 안 될 신이 죽어버리는 듯한 전개에서 주하나의 갈등은 시작되고, 무차별적으로 신을 없애려고 하는 A.O.D. 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 그 와중에 문제 되는 신들과 싸우면서 갈등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신에 맞서는 사람들과 영웅들, 만들어진 세대
만들어진 세대. 과거 신과 대적한 신화적 인물, 영웅들의 유전자를 통해 만들어진 인물들.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작품으로서 굉장히 좋은 설정인 게, 단지 유전자를 토대로 '능력'만을 딴 캐릭터를 만든 것이니, 실제 인물들과 다른 행동을 해도 개연성을 찾을 수 있다. (어떻게 통제하는지 등에 대한 설정 오류가 남아있지만, 넘어가자) 예로 예수 그리스도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의 설정은, 대사만 인용했을 뿐, 의도는 전혀 반대되는 인형 같은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훌륭한 캐릭터 설정, 연출, 설정.
빠른 전개가 가능하도록 작가를 도와주는 주인공 주하나의 추진력은 일반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비약적인 모습과 천재적인 모습을 보인다. 대한민국 조교의 힘을 외치던 댓글도 많이 있었다. 말도 안 되지만, 개연성 있는 주인공의 성격과 캐릭터성. 그리고, A.O.D. 7개의 팀의 각 캐릭터들. 각 신들의 캐릭터들 모두가 어색함이 없었다. 우리나라의 끝판왕 신이라고 설정된 '천존'역시 '믿음'과 '강제성'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였다.
신살자 7팀이 처음 소개될 때, 캐릭터가 전환되는 연출력은 소름이 돋는 것 같았는데, 이러한 장면 전환 연출이 몇 번 자연스럽게 사용되었는데, 연출력 하나만큼은 인정해줄 수 있지 않을까?
만들어진 세대와 신과 대적하는 영웅들을 만들어낼 때, 롱기누스는 흔한 설정으로 그렇다 쳐도, 프랑스혁명의 3대 요소를 넣고, 자본주의의 신과 니체의 상성까지.
개인적으로 그림체도 수려하고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의 아쉬움
신을 죽이는 방법은 뛰어난 연출력과 내용 전개를 하던 동일한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색한 결말과 외전으로 마무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댓글의 누군가는 '노블레스'와 '덴마'급 엔딩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타워 에펠'에서의 신들과의 전쟁은 허무하게 캐릭터들이 죽어나가는 감이 없지 않았고, 무엇보다, 너무 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아니라고 했다지만, 압박, 강요 등의 사유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을 것 같은 느낌의 흐름. 너무나 큰 소재를 다루기에 부족한 작가의 역량이라는 평가들도 많이 있지만, 작품의 소재가 너무나 어려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래도 복선과 떡밥도, 뜬금도 없이 루프 물은 아니지.
그래도, 주하나 라는 이름값 하는 주인공이었다. '천존'이 지방 신(?) 취급되는 것을 거부감 느끼는 종교인들도 많이 있겠지만, 어찌 되었던 창조자로 언급되는 신을 다루지 않은 것은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잘못하다가는 루프 물을 뛰어넘는 산으로 가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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