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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정보/용어

CORBA란? 사라진 기술에서 배우는 분산 컴퓨팅의 역사

by 희품 2025.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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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BA란? 사라진 기술에서 배우는 분산 컴퓨팅의 역사 썸네일 이미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나면 어떻게 대화할까? 아마 전문 통역사를 중간에 두거나, '영어'와 같은 세계 공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1990년대, 컴퓨터 세상도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C++로 만든 프로그램과 Java로 만든 프로그램이, 심지어 서로 다른 운영체제 위에서 어떻게 매끄럽게 대화할 수 있을까?

이 거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등장한 기술이 바로 CORBA(Common Object Request Broker Architecture)이다.

 

CORBA란?

분산 컴퓨팅에 대한 이미지

CORBA(Common Object Request Broker Architecture), 공통 객체 요청 브로커 구조라는 이름의 표준 기술이다. 이름이 다소 복잡하지만, 그 핵심 목표는 명확하다. '프로그래밍 언어, 운영체제, 하드웨어에 상관없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여러 컴퓨터에 분산된 객체(프로그램)들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객체 관리 그룹(Object Management Group, OMG)이라는 컨소시엄에 의해 탄생한 표준으로, 특정 회사가 소유한 기술이 아니었다. 덕분에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수많은 기업의 대규모 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자리 잡았다.

 

스포 하자면, CORBA는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다.

 

서로 다른 구조가 통신하는 마법? CORBA가 선택한 기술

CORBA가 서로 다른 환경의 객체들을 연결하는 원리는 마치 잘 짜인 국제회의 시스템과 같다. 그 핵심 구성 요소들을 살펴보자.

화면에서 변환 프로세스

  • IDL (Interface Definition Language, 인터페이스 정의 언어): 이것은 약속된 '공용어'이다.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에 종속되지 않는 중립적인 언어로 객체가 외부에 제공할 기능(메서드)들을 정의한다. C++ 개발자든 Java 개발자든 이 IDL 명세서만 보면 상대방 객체가 어떤 기능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 ORB (Object Request Broker, 객체 요청 브로커): 시스템의 '전문 통역사'이자 '중개인'이다. 클라이언트(서비스를 요청하는 프로그램)가 특정 객체의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고 요청하면, ORB가 그 객체가 네트워크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고, 요청을 전달하며, 그 결과를 다시 클라이언트에게 돌려주는 모든 복잡한 통신 과정을 처리한다. 클라이언트는 객체가 바로 옆에 있는지, 지구 반대편에 있는지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 IIOP (Internet Inter-ORB Protocol): ORB들이 인터넷(TCP/IP)을 통해 서로 대화할 때 사용하는 '통신 규약'이다. 이 표준 프로토콜 덕분에 서로 다른 회사가 만든 ORB 제품끼리도 통신이 가능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개발자는 복잡한 네트워크 통신이나 데이터 변환 과정에 신경 쓰지 않고, 마치 자신의 컴퓨터 안에 있는 객체를 사용하듯 원격지의 객체를 쉽게 호출하고 사용할 수 있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마법의 기술

CORBA가 분산 컴퓨팅의 표준으로 군림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Isometric 라인 커피 컵을 이동 설정, 소프트웨어, 시스템 버그 및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 아이콘. 벡터

  • 언어 독립성: C++, Java, Python, Ada 등 다양한 언어로 개발된 객체들이 서로를 호출할 수 있었다.
  • 플랫폼 독립성: 윈도우 서버에 있는 객체와 리눅스 서버에 있는 객체가 자유롭게 통신했다.
  • 위치 투명성: 객체의 물리적인 위치가 변경되어도 클라이언트 코드를 수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러한 강력한 장점 덕분에 금융, 통신, 국방, 항공우주 등 안정성과 확장성이 매우 중요한 대규모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었다.

 

CORBA는 왜 사라졌을까?

그토록 강력했던 CORBA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웹 서비스(Web Services)와 같은 새로운 기술에 자리를 내주며 빠르게 쇠퇴했다.

마법 같은 CORBA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가상 현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코드로 화면 표시 배경 이미지. go 및 java를 사용한 백엔드 코딩. 3d 렌더링. 프로그래밍 개념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모니터 자바스크립트 코드

  • 극심한 복잡성: CORBA는 배우고 사용하기에 너무 복잡하고 무거웠다. 표준 명세서의 분량 자체가 방대했고, 간단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 방화벽 문제: CORBA는 IIOP라는 자체 프로토콜을 사용했는데, 대부분의 기업 방화벽은 웹 트래픽을 위한 HTTP 프로토콜(80번 포트) 외에는 차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통신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잦았다.
  • 더 단순한 대안의 등장: XML-RPC, SOAP을 거쳐 오늘날의 RESTful API와 JSON에 이르기까지, HTTP 기반의 훨씬 더 가볍고 단순한 대안들이 등장했다. 이 기술들은 배우기 쉽고 방화벽 문제에서도 자유로웠다.

결국 시장은 더 단순하고 실용적인 기술을 선택했고, CORBA는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다.

 

 

 

현대의 CORBA

레거시 시스템 디지털 전환을 의미하는 이미지

그렇다고 CORBA가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수십 년 전에 CORBA로 구축된 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금융 시스템, 통신 장비 제어, 산업 자동화 설비 등 수많은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 깊숙한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교체 비용이 천문학적이거나 시스템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 좋은 기술이 있는데 왜, 그렇게 중요한 금융 시스템 등에서 바꾸지 않을까?

천문학적인 비용을 떠나서, 이렇게 복잡한 시스템을 변경할 때에는 A부터 Z까지 실수가 없는 AI가 진행하지 않는 이상, 반드시, 어딘가에 실수와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작은 실수 때문에 뉴스 속보에 보도될 수 있을 만큼 심각하고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변경을 고려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잘 사용하지 않는, 비주류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주제의 이미지

비록 지금은 낡은 기술이 되었지만, 서로 다른 환경을 연결하려 했던 CORBA의 철학과 구조는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에 큰 영감을 주었다. CORBA는 분산 컴퓨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선구자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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